산문방/짧은 생각들
송화가루 날리는 날 사무실을 정리하다
지도에도 없는 길
2012. 4. 30. 08:30
송화가루 날리는 날
오늘이 군 생활을 하면서 근무를 하는 마지막 날이다
사무실 출근 마지막 날
아직 한동안 신분이야 그대로 남아 있지만
사무실은 내 마음대로 나갈 수 가 없다
그동안 책상에 이것저것 펼쳐 놓았던 것을 치우고나니
책상이 훤해져서 한결 밝은 느낌이다
공부한다고 하면서 너무 많은 책을 늘어놓은 것이 사무실 동료들에게는 다소 미안한 일이다
오늘 날은 무척 맑다
비가 오는것보다 이렇게 화창한 날이니 마음도 더 낫다
송화가루가 날리는 날이다
이제 오늘이 지나면 5월
계절은 이미 여름처럼 더워지고 있다
1976년 1월31일
화랑대의 추운 겨울속으로 걸어 들어가서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그 한 달 동안 훈련을 받으면서 서서히 군인이 되어갔다
딱딱한 몸이 되어가면서 군인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은 흘러갔다
소위가 되고
전방으로 가서
여기저기를 흘러다닌게 얼마인가
그러나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러
이미 군 생활이 종료되어간다
잠시 눈을 감고 지난 시간같다
앞으로의 시간은 좀 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고
아직도 짊어져야할 것들이 많아
내려놓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그 양개의 짐을 병행해 가면서 슬기롭게 살아야지
그러나 이제부터는 좀 더 다른 여유를 가지면서
다른 방향을 보면서도 살아가야 겠다
그렇게 오늘은 이제 시작이며
다른 길을 걸어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참 꿈같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