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창의문의 12월 밤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12. 31. 09:19

 

 

 

 

 

창의문의 12월 밤

 

 

바람이 차가웠다

창의문은 가슴을 열어두고 바람이 지나가는 것을 허락하여

그 열린 문으로 내가 지나왔다

그렇게 시간은 다시 등을 떠밀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적어도 창의문을 지나기전에는 12월이었고

아직 한 해가 지나가지 않았다

그 해 12월의 마지막이 지나가는 시간에

창의문을 통과하여

시간과 함께 지나왔다

 

 

문은 쓸쓸했던지

문 아래 커피숍도 사람 사는 집도 허락하여

함께 살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늘 찾아오는 호프집도

근처에 두었다

술 한잔 생각이나면

호프집 문이 열리때마다 흘러나오는

구수한 술 익은 내음을 맡고

유쾌한 젊은이들의 맑은 소리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그 목소리에서 다시 새해가 온다는 기별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