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배후령에서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12. 16. 13:15
배후령에서
그 길에서서 길을 묻다
이른 눈이 내린 자리
빈 휴게소 뜨락으로 갓 지나간 발자국
그 위로 다시 바람이 지난다
내가 거기 도착한 시간보다
미리 흔들린 문짝들이
바람에 지쳐
저물어 가는 길을 바라보고 있다
언제 이 길을 지난 기억이 있던가
몇 번을 찬찬히 봐도
낯선 곳이다
그 길을 묻고 있는
서늘한 이정표 하나
삼팔선 싸늘한 돌 비석만이
시간과 경계를 지키고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