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풍경
저수지의 저녁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12. 3. 09:27
저수지의 저녁 가운데 올리지 않은 사진 몇 장을 다시 올립니다
황혼이 깃드는 봉담 저수지의 저녁은 그렇게 황금빛을 풀어 놓습니다
깊어지면 가장 친숙해 지는 색깔이 저런 황금빛인가 봅니다
익어가는 것들은 그렇게 스스로 퇴색되는 듯하면서도
저리 깊은 색으로 변해가나 싶습니다
물의 경계에서 어둠과 빛의 경계에서
다시 그 깊은 어둠의 저 끝까지
보이지 않는 것은 오래 더 깊어질 것이며
안식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저수지는 저렇게 어둠이 깊어져야 다시 그 속에서 생명을 되살릴 수가 있나봅니다
아무도 그 어둠의 속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오로지 물과 물풀들과 조용한 침묵만이 살아 숨쉬는 시간
이제 곧 밤이 다가옵니다
저수지의 밤은 그렇게 빛으로 황홀하다가 이내 어둠 속으로 자리를 내 줍니다
그 생명의 한 켠을 지키는 새들도 이제는 모두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고요만이 저수지의 넓은 공간을 메워 옵니다
다시 숨이 되살아나는 시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