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한강변의 추억
한강다리의 야경 1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4. 20. 22:27
해가 지는 시간, 아직 강에는 붉은 노을이 묻어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걷는 사람
그런 사람들과 함께 강 바람이 분다
강변 다리 너머로 하나 둘 불이 들어오고
강을 가로질러 보트 한 척이 하류로 달려간다
배가 달려가면서 길게 불빛 꼬리를 흘리면서
강의 출렁거림이 오래 후에 가장자리까지 다가온다
물이 일렁임에 따라 불빛이 흔들린다
맞아 자신이 흔들리고 싶지 않아도
불빛은 물을 따라 흔들리고
물은 흔들리고 싶지 않아도
보트가 지나감에 따라 절로 흔들리게 된다
살아오는 동안 다른 무엇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고 살았는가
잘 순응하면서 살았는가
그렇게 살아오면서 지금의 이 자리는 무엇인가
가끔 역린의 자리에서 슬기롭게 헤쳐 나왔는가
강변에서 흔들리는 불빛에 지나온 나를 비추어 본다